漢詩를 맛보다(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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登幽州臺歌
登幽州臺歌 / 陳子昂 前不見古人 後不見來者 念天地之悠悠 獨愴然而涕下. 앞에는 옛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뒤에는 다가올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구나. 천지의 무궁함을 생각하며, 홀로 슬퍼하여 눈물을 흘린다. 제목은 '유주대(幽州臺)에 올라 노래하다'라는 뜻이다. 유주대는 계북루(薊北樓)라고도 부르며, 지금의 베이징에 있던 누대(樓臺)이다. 높은 누대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며 느낀 감회를 노래한 시로, 광대무변한 천지간에서 느끼는 인간의 유한함과 왜소함 그리고 고독감이 짙게 배어 있다. 진자앙(陳子昂, 661년 - 702년)은 당나라의 시인이다. 자는 백옥(伯玉)이고, 안휘성 출신이다. 열여덟 살까지 술에 취해 살아서 글씨를 읽고 쓸 줄 몰랐다. 하지만 배운 것이 없는 자신이 한심하여 공부를 시작하게 되..
2022.08.04 -
尋西山隱者不遇
尋西山隱者不遇 / 邱爲 絶頂一茅茨 直上三十里 扣關無僮僕 窺室惟案几 若非巾柴車 應是釣秋水 差池不相見 黽勉空仰止 草色新雨中 松聲晩牕裏 及玆契幽絶 自足蕩心耳 雖無賓主意 頗得淸淨理 興盡方下山 何必待之子. 〈서산의 은자를 찾아가나 만나지 못하다〉 산꼭대기의 오두막집 한 채 있어 가파른 길 따라 삼십 리를 올라 와 문을 두드리지만 아이종도 없고 방을 살펴보니 책상 방석 뿐 일세 수레를 타고 나간 것이 아니라면 분명 가을 강에 낚시 갔겠지 길이 어긋나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떠나지 못하고 그저 그대를 그리워하네 풀빛은 막 내린 비 속에 새롭고 솔바람 소리 저녁 창 너머 들려오는데 이 곳 찾아와 그윽한 경치와 하나 되니 절로 마음을 씻어낼 수 있네 손님과 주인의 정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맑고 깨끗한 이치를 얻었네 흥겨움이..
2022.08.02 -
滕王閣序
滕王閣序 / 王勃 왕발은 명문가 출신으로 재능이 뛰어나 성년이 되기도 전에 벼슬을 하였지만 일찍 관직에서 물러나 도처를 유랑했다. 당 고종(高宗) 때인 676년 중양절에 홍주도독 염공(閻公)이 등왕각에서 주연을 열고 손님들을 청했는데 마침 왕발이 아버지를 뵈러 가는 길에 이 연회에 참석하여 즉석에서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남창(南昌)은 고군(故郡)이요 홍도(洪都)는 신부(新府)라 성분익진(星分翼軫)하고 지접형려(地接衡廬)하며 금삼강이대오호(襟三江而帶五湖)하고 공만형이인구월(控蠻荊而引甌越)이라 물화(物華)는 천보(天寶)라 용광(龍光)이 사두우지허(射斗牛之墟)하고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서유(徐孺)이 하진번지탑(下陳蕃之榻)이라 웅주무열(雄州霧列)하고 준채성치(俊彩星馳)라 대황(臺隍)은 침이하지교(枕..
2022.07.31 -
飮湖上初晴後雨
飮湖上初晴後雨 / 蘇軾 水光瀲灩晴方好 山色空濛雨亦奇 若把西湖比西子 淡粧濃抹總相宜 호수에서 술 마시니 맑다가 비가오네 수면이 반짝반짝 맑은 날이 좋더니 사방이 어둑어둑 비가 와도 멋지네 서호(西湖)는 월서시(越西施) 옅은 화장 짙은 분 아무래도 어울리네 희령 6년(1073) 봄에 항주 서호에서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는 서호의 모습을 보고 지은 것이다. 서호의 풍경은 날이 맑은 날 가볍게 일렁이는 물결에 햇빛이 반짝일 때 본래 아름답지만 날이 흐려 비가 올 때 산에 구름이 끼고 걷히는 풍경 역시 기이하다 서호를 越나라의 미인인 西施에 비유하며 날씨가 어떻게 변해도 모두 아름답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본질적인 아름다움,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부적인 영향에 구애받지 않는 항상성을 지닌다는 것을 강조하고..
2022.07.30 -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 / 蘇軾 黑雲翻墨未遮山 白雨跳珠亂入船 卷地風來忽吹散 望湖樓下水如天 . 6월 27일 망호루에 올라 술에 취해 쓰다 먹물을 쏟은 듯 먹구름 산을 채 못 덮어 후드득 구슬 같은 빗방울 배로 쏟아지네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 구름 다 날려버려 망호루 아래 호수 물결 하늘과 한 빛이네 이 시는 蘇軾이 37세 때 항주 통판(杭州通判)으로 있던 1072년 6월 27일에 쓴 시이다. 망호루는 항주 서호의 斷橋가에 있다. 위치가 좋아 망호루란 누각 이름처럼 서호를 감상하기에 아주 좋다. 시인은 처음 서호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소나기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다급하게 근처 망호루로 비를 피한 뒤에 술을 한 잔 하면서 변화무쌍한 자연 현상에 놀란 마음을 담아 이 시를 썼을 것이다.
2022.07.29 -
題西林壁
題西林壁 / 蘇軾 橫看成領側成峰 遠近高底各不同 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 서림사의 벽에 쓴 시 가로로 보면 산줄기 옆으로 보면 봉우리 먼 곳 가까운 곳 높은 곳 낮은 곳이 각기 다르네 여산의 참모습을 알 수 없는 까닭은 이 몸이 이 산속에 있는 탓이리 정적들의 모함으로 黃州에서 5년 동안 유배생활을 한 뒤 유배지를 옮겨가는 도중 蘇軾는 鄱陽湖 서북쪽에 있는 廬山을 구경했다. 우뚝한 봉우리와 길게 뻗은 산줄기, 깊숙한 골짜기에 깎아지른 절벽, 기묘한 형상의 거대한 바위,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양각색의 풀과 나무, 나무에서 지저귀는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 여산은 과연 천하의 절경이었다. 蘇軾는 10여 일 동안 여산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관찰해보았지만 너무나 다양하고 개성적인 그 산의 형상을 무어라고 한 ..
202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