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를 맛보다(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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拾栗
拾栗 / 李仁老 霜餘脫實亦斕斑 曉濕林間露未乾 喚起兒童開宿火 燒殘玉殼逬金丸 밤을 줍다 서리 내린 뒤에 터진 밤톨 반짝거리고 잦은 새벽의 숲 이슬이 마르지 않았네. 아이들 불러와 묵은 불씨를 헤집으니 밤 껍질 타더니 밤 알맹이 튀어나오네. 脫實 밤송이에서 튀어나온 밤알, 斕斑(란반)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 露未乾 이슬이 마르지 않았다, 喚起 부르다, 宿火 간밤의 묵은 불씨, 逬 솟구치다 金丸 밤 알맹이 李仁老 (1152~1220)는 초명은 得玉, 자는 眉叟, 본관은 慶源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시문과 글씨에 뛰어났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의지할 데 없었는데, 화엄 승통(華嚴僧統) 요일(寥一)의 보호 아래 유교 전적과 제자백가서를 두루 섭렵할 수 있었다. 1170년(의종 24) 19세 때 鄭仲夫가 무신의 난을 ..
2023.06.22 -
題任實公館
題任實公館 / 金若水 老木荒榛來古溪 家家猶未飽蔬藜 山禽不識憂民意 惟向林間自在啼 노목이 우거져 옛 개울로 찾아드니 집집마다 여전히 나물로 배도 못 채운다. 산새는 근심 겨운 백성의 마음도 모르고 다만 그저 숲 속 향해 마음대로 노래를 부르네 荒榛(황진) 거칠고 무성한, 蔬藜(소려) 푸성귀, 명아주풀. 김약수(金若水) 고려 인종, 의종때 관료로 추정
2023.06.16 -
書笏呈葉舘伴
書笏呈葉舘伴 / 韓礉如 泣涕汍瀾欲別離 此生無復再來期 謾將寶玉陳深意 莫忘思人見物時 눈물을 주룩주룩 떨구며 이별을 하니 이 생에는 다시는 볼 수 없겠네. 보옥에다 내 깊은 뜻을 써 드리니 이 물건(홀)을 볼 때마다 잊지 말고 기억해주오. 泣涕(읍체) 울며 눈물을 떨구다, 汍瀾(환란)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는 모양, 謾將(만장) 장차 멋대로, 陳深意(진심의) 깊은 뜻을 보이다 莫忘 잊지 마시오 韓安仁(?~1122) 고려중기 문신, 礉如, 시호 文烈 고려 숙종 때 과거에 급제하였으며 한림원이 되어 태자로 있던 예종에게 학문을 가르쳤다. 그 인연으로 예종이 즉위한 후에 총애를 받아 右副承宣,翰林學士承旨 등 요직을 역임하였다. 1122년 인종의 외조부 李資謙에 의해 인종의 작은아버지 帶方公俌, 文公仁등과 함께 역..
2023.06.08 -
安和寺致齋
安和寺致齋 / 金富軾 窮秋影密庭前樹 靜夜聲高石上泉 睡起凄然如有雨 憶曾蘆葦宿漁船 늦가을이라 정원 앞 나무 그림자 촘촘하고 고요한 밤이라 바위가 샘물 소리가 높네. 잠자다 일어나니 서늘하여 비라도 내린 듯하니 일찍이 갈대 있는 어선에서 묵었던 때 생각나네 凄然(처연) 싸늘하고 오싹하다, 蘆葦(로위) 갈대 숲 金富軾(1075~1151) 어려서부터 편모의 슬하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최고의 문장가로 입신양명하기를 바라는 생각에 宋나라의 문장가 집안 蘇洵의 자식에게 붙인 이름 소식(蘇軾)과 소철(蘇轍)을 따라 富軾과 富轍의 이름을 지었다 1096년(숙종 1년)이었는데, 그로부터 20여 년 동안 주로 학문적인 자리에 있으면서 세상을 보는 눈의 폭과 깊이를 더해 나갔다. 1116년(예종 11년) 7월에 송나..
2023.05.31 -
送人
送人 / 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비 갠 긴 둑에 풀빛은 짙은데 님 보내며 남포에서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저 물은 언제나 마르려나 이별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네 鄭知常(?~1135) 호는 남호(南湖), 본관은 평양(平壤) 1112년 문과에 급제한 후 지제고(知制誥)를 거쳐 중서사인(中書舍人)을 지냈다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엔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2023.05.24 -
野叟騎牛
野叟騎牛 / 郭與 太平容貌姿騎牛 半濕殘霏過壟頭 知有水邊家近在 從他落日傍溪流 소를 타고 가는 시골 노인 태평스러운 얼굴에 아무렇게나 소를 타고. 안개비에 반쯤 젖어 언덕길을 지나간다. 가까이에 물가 집이 있는 줄 알았더니 그를 쫒아 지는 해도 시냇가를 따라가네 姿 멋대로, 殘霏(조용히 내리는 비) 부슬부슬 내리는 비, 壟頭 언덕 길,傍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郭與(1058~1130) 고려 중기의 문신이었으며 자는 夢得, 시호는 眞靜. 1083년, 문종 37년 과거에 합격하였으며 이자현과 동방(同榜)이다. 홍주사의 임기를 마치고 예부원외랑이 되었다가 사직하고 금주(지금의 김해)에 은거하였다.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