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를 맛보다(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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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雪
江雪 ㅡ 柳宗元 千山鳥飛絶 萬徑人蹤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강에 눈 내리고 온 산에 새 나는 것 끊어지고 모든 길에 사람 자취 사라졌네 외로운 배에 도롱이 걸치고 삿갓 쓴 늙은이 홀로 낚시하는데 차가운 강에 눈 내리네. 헌종(재위 805~820) 즉위 후 왕숙문(王叔文)과 함께 한 영정(永貞) 연간의 개혁이 실패함으로써 유종원이 후난성[湖南省]의 영주사마(永州司馬)로 좌천되었던 시기에 씌어진 작품이다. 속세를 초월한 듯 대자연에 은거한 고기잡이 늙은이의 모습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 관조적으로 노래함으로써, 정치적 실의와 고독감을 극복하려는 작가의 강한 정신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제1,2구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은 온 산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모든 길엔 사람 자취가 끊어..
2022.05.08 -
問劉十九
問劉十九 綠蟻新醅酒, 紅泥小火爐 晩來天欲雪, 能飮一杯無. 유십구에 묻는다 파란 거품 이는 새로 익은 술 빨갛게 달아오른 조그마한 화로 저녁되어 하늘에 눈이 내리려 하니 한잔 마실 생각 있는가?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가 46세인 817년(원화 12)에 지은 오언절구(五言絶句)이다. 유십구(劉十九)는 유씨 집안의 열아홉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백거이가 강주(江州) 사마(司馬)로 좌천되었을 때 사귄 친구이다. 녹의(綠螘)는 '푸른 개미'라는 뜻으로, 술이 익기 시작하여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습을 개미들이 기어다니는 모습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날이 꾸물꾸물하여 눈이라도 내릴 듯한 겨울 저녁에 화롯불을 따뜻하게 피워놓고 마음에 맞는 친구와 술 한잔을 나누려 청하는 마음이 손에 잡힐 듯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2022.05.08 -
大林寺桃花
大林寺桃花 -白居易 人間四月芳菲盡 山寺桃花始盛開 長恨春歸無覓處 不知轉入此中來 대림사의 복사 꽃 속세에는 사월이라 꽃이란 꽃 다 졌는데 산사에는 복사꽃이 이제 한창 만발했네 흔적 없이 봄이 갔다 한탄만 했지 이곳으로 들어온 줄 미쳐 몰랐네 大林寺: 여산廬山 대림봉大林峰에 있는 절 이름. 진대晉代 승려 담선曇詵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 불교 명승지중 한 곳이다.
2022.05.06 -
草
草 離離原上草 一歲一枯榮 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 遠芳侵古道 晴翠接荒城 又送王孫去 萋萋滿別情. 더북더북 자라나는 들판위의 풀 해마다 한 번씩 시들었다 다시 난다 들불도 다 태워 없애지 못해 봄바람이 살랑 불면 또 다시 돋아난다 아득히 난 방초는 옛 길을 침범하고 햇살 받은 푸른 풀은 성곽까지 뻗었는데 또 이렇게 왕손을 전송하자니 무럭무럭 크는 풀에 석별의 정 가득하다 二首 전당호(서호)에서의 봄 나들이 고산사의 북쪽과 가정의 서쪽 호숫물은 잔잔하고 구름은 나직하다 여기저기 꾀꼬리는 따뜻한 곳을 다투고 뉘 집인지 새 제비가 진흙을 쫀다 난만한 꽃음 점점 내눈을 현혹하고 갓 나온 봄풀은 겨우 말발굽을 덮는다 무엇보다 좋은 곳은 호수의 동쪽 버드나무 녹음속의 백사제로다 이 작품은 백거이의 16세 때 지은 것으..
2022.05.04 -
杜陵叟
杜陵叟 - 白居易 杜陵叟, 杜陵居 歲種薄田一頃餘 三月無雨旱風起 麥苗不秀多黃死 九月降霜秋早寒 禾穗未熟皆靑乾 長吏明知不申破 急斂暴徵求考課 典桑賣地納官租 明年衣食將何如 剝我身上帛 奪我口中粟 虐人害物卽豺狼 何必鉤爪鋸牙食人肉 不知何人秦皇帝 帝心惻隱知人弊 白麻紙上書德音 京畿盡放今年稅 昨日里胥方到門 手持尺牒牓鄕村 十家租稅九家畢 虛受吾君蠲免恩. 두릉 땅의 늙은이 두릉 땅에 사는데 해마다 척박한 땅 백여 이랑 경작하네 삼월에 비 안 오고 마른 바람 블어서 보리 싹이 못 자란 채 누렇고 말라 죽고 구월에 서리 내리고 추위가 일찍 닥쳐 벼 이삭도 먹기 전에 다 말라 버렸는데 관리들은 잘 알면서 상부에 안 알리고 세금 잔뜩 걷어서 인사고과 대비하네 뽕밭 잡히고 땅을 팔아 세금으로 다 냈으니 내년에는 무얼 입고 무엇을 먹나? ..
2022.05.03 -
回鄕偶書
回鄕偶書 ㅡ 賀知章 (其一) 少小離家老大回 鄕音無改鬢毛衰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何處來. 고향으로 돌아와 우연히 쓰다 어려서 집을 떠나 늙어서야 돌아오니 사투리는 변함없으나 살쩍이 다 빠졌다 아이들이 쳐다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손님은 어디서 오셨나요 웃으면서 묻네 (其二) 離別家鄕歲月多 近來人事半消磨 唯有門前鏡湖水 春風不改舊時波 고향 떠나온 지 오래되어 모든 것이 거지반 사라져버렸네. 문 앞 거울처럼 맑은 호수만이 봄바람에 이는 물결 예전 같구나. 하지장(659~744) 만당시대의 시인으로서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샤오산[蕭山]인 월주(越州) 영흥(永興) 사람으로, 젊어서부터 시명(詩名)을 날렸다. 호방한 성격으로 만년의 호(號)를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 하였으며, 40여 세 연하인 이백(李白)과 교유하고..
202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