杜陵叟
2022. 5. 3. 13:36ㆍ漢詩를 맛보다
杜陵叟 - 白居易
杜陵叟, 杜陵居
歲種薄田一頃餘
三月無雨旱風起
麥苗不秀多黃死
九月降霜秋早寒
禾穗未熟皆靑乾
長吏明知不申破
急斂暴徵求考課
典桑賣地納官租
明年衣食將何如
剝我身上帛
奪我口中粟
虐人害物卽豺狼
何必鉤爪鋸牙食人肉
不知何人秦皇帝
帝心惻隱知人弊
白麻紙上書德音
京畿盡放今年稅
昨日里胥方到門
手持尺牒牓鄕村
十家租稅九家畢
虛受吾君蠲免恩.
두릉 땅의 늙은이 두릉 땅에 사는데
해마다 척박한 땅 백여 이랑 경작하네
삼월에 비 안 오고 마른 바람 블어서
보리 싹이 못 자란 채 누렇고 말라 죽고
구월에 서리 내리고 추위가 일찍 닥쳐
벼 이삭도 먹기 전에 다 말라 버렸는데
관리들은 잘 알면서 상부에 안 알리고
세금 잔뜩 걷어서 인사고과 대비하네
뽕밭 잡히고 땅을 팔아 세금으로 다 냈으니
내년에는 무얼 입고 무엇을 먹나?
우리 옷을 벗기고
우리 밥을 뻿았나니
사람 해치고 재물 뺏으면 그게 바로 승냥이지
어찌 꼭 발톱과 이빨로 인육을 먹어야 하나
누구인지 몰라도 황제께 보고하여
황제의 측은지심이 백성의 폐해를 알고
흰 종이에 성덕 어린 말씀을 적어
경기지방 금년 세금 탕감한다 하셨건만
어제에야 비로소 아전이 찾아와서
들고 온 공문을 마을에다 붙였는데
열 집중에 아홉 집은 이미 세금 다 낸 뒤라
임금님의 면세 은혜 헛일이 돼 버렸네.
白居易( 772-846) : 중국 중당기의 문인으로 자는 낙천(樂天),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또는 향산거사(香山居士)로 시어가 쉽고 글이 매끄러워서 일반 사람들이 널리 좋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