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日卽事

2023. 7. 20. 09:32漢詩를 맛보다

詠魚 / 李奎報

圉圉紅鱗沒又浮

人言得志任遨遊

細思片隙無閑暇

漁父纔歸鷺又謀

물고기를 노래하다

붉은 비늘 물고기들 잠겼다가 다시 뜨고

사람들이 말하길 뜻 얻어 멋대로 논다고 하네.

곰곰이 들여다보니 잠시도 한가할 때 없구나

어부가 겨우 돌아가니 백로가 다시 엿보네.

圉圉(어어) 답답하게 뜻을 펴지 못하는 모양, 沒又浮(몰우부) 잠겼다가 다시 뜨다, 遨遊(오유) 멋대로 놀다, 細思 곰곰이 생각하다, 片隙(편극) 짧은 틈, 겨우 재, 해오라기 로

 

夏日卽事

輕衫小簟臥風欞

夢斷啼鶯三兩聲

密葉翳花春後在

薄雲漏日雨中明

 

여름 날의 일

홑적삼 입고 대나무 자리 펴고 바람부는 난간에 누었는데

꾀꼬리 두세 번 소리에 단잠을 깨네.

빽빽한 잎에 시든 꽃은 봄이 가도 남아있고

엷은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빗속에도 밝구나.

輕衫 홑적삼, 小簟(소점) 크기가 작은 대자리, 風欞(풍령) 바람이 드는 난간, 翳花(예화) 시든 꽃, 薄雲漏日 엷은 구름의 터진 사이로 햇살이 새어 나온다

李奎報는

본관은 황려(黃驪). 자는 춘경(春卿), 초명은 인저(仁低),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지헌(止軒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

소년시절 술을 좋아하며 자유분방하게 지냈는데, 科擧之文을 하찮게 여기고 姜左七賢의 시회에 드나들었다. 이로 인해 16, 18, 203번에 걸쳐 사마시에서 낙방했다.

23세 때 진사에 급제했으나 이런 생활을 계속함으로써 출세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개성 천마산에 들어가 백운거사를 자처하고 시를 지으며 莊子사상에 심취했다.

26세 때 개성에 돌아와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당시 문란한 정치와 혼란한 사회를 보고 크게 각성하여 東明王篇, 開元天寶詠史詩등을 지었다.

그뒤 최충헌 정권에 詩文으로 접근하여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고 32세부터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후 좌천과 부임, 면직과 유배 그리고 복직 등을 거듭하면서 다사다난한 生을 보냈다.

권력에 아부한 지조 없는 문인이라는 비판이 있으나 대 몽골 항쟁에 강한 영도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정권에 협조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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