暮春聞鶯
2023. 7. 5. 16:24ㆍ漢詩를 맛보다
暮春聞鶯 / 林椿
田家葚熟麥將稠
綠樹初聞黃栗留
似識落陽花下客
慇懃百囀未能休
늦봄 꾀꼬리 소리를 들으며
농가에 오디가 익고 보리도 익어가는데
나무에서 꾀꼬리 소리 처음으로 듣는구나.
낙양의 꽃 아래에서 놀던 손님을 아는 것처럼
은근히 온갖 소리로 쉬지 않고 지저귀는구나
葚 오디 심, 稠 빽빽할 조, 익다, 黃栗留 황률류, 꾀꼬리. 慇懃(은근) 부지런히 애쓰는 모양, 百囀(백전) 지저귀다
林椿 자는 耆之, 호는 西河
고려 의종 무렵에 태어나 30대 후반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임춘은 일찍부터 유교적 교양과 문학으로 입신할 것을 표방하여 무신란 이전에 이미 상당한 명성을 얻었으나 20세 전후에 무신란을 만나 가문 전체가 화를 입었다. 개경에서 5년간 은신하다가 가족을 이끌고 영남지방으로 피신하였다. 당시 정권에 참여한 인사들에게 벼슬을 구하는 편지를 쓰는 등의 자천(自薦)을 시도하였다. 다시 개경으로 올라와 과거준비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의와 빈곤 속에 방황하다가 일찍 죽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