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30. 21:01ㆍ漢詩를 맛보다
淸平調 / 李白
其 一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若非羣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구름은 그대의 옷인 듯, 꽃은 그대의 얼굴인 듯한데
봄바람 난간을 스치고 이슬 맺힌 꽃은 영롱하기 그지없네
만약 군옥산 위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달 밝은 요대의 달빛 아래서 만나리라.
其 二
一枝紅豔露凝香
雲雨巫山枉斷腸
借問漢宮誰得似
可憐飛燕倚新粧.
활짝 핀 꽃가지에 향기가 이슬에 맺혀
비구름 되겠다던 무산선녀도 애간장 끓는구나
묻노니 한궁에서는 누가 양귀비 같이 아름다운가
아리따운 조비연이 새로 몸단장하고 기대어 있네.
其 三
名花傾國兩相歡
常得君王帶笑看
解識春風無限恨
沈香亭北倚闌干
모란꽃도 미인도 서로 즐거움에 취한 듯
바라보는 임금님 웃음도 가시질 않네
살랑 이는 봄바람에 온갖 근심 날리며
미인은 침향정 북쪽 난간에 흐뭇이 기대어 있네.
唐 玄宗이 궁중 화단의 모란의 꽃송이들이 만발하자 그 꽃들을 興慶池 동쪽 枕香亭 앞으로 옮겨 심고 밤에 잔치를 열어 楊貴妃를 즐겁게 해 주려 하였다.
많은 藝人들을 모으고 당시 가장 유명한 가창자 李龜年을 불러 가장 좋은 노래를 부르라 하였다.
이때 황제는 이름난 꽃을 감상하고 貴妃를 대하는데 어찌 묵은 歌詞의 노래를 할 것인가 그리하여 명을 받은 李龜年이 李白을 불러 지은 詩가 바로 이 詩이다.
이에 李白은 술에 만취되었으나 즉석에서 귀비의 아름다움을 칭송한 연작 3수를 지었다. 이 三首의 시는 李白에게는 영예와 모욕을 동시에 안겨다 준 것이었다.
처음에는 玄宗과 楊貴妃의 총애를 받았으나 이를 시기한 高力士의 모함에 의해 李白은 궁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高力士는 이 詩에서 李白이 楊貴妃를 천한 출신이자 끝에 가서는 평민의 몸으로 쫓겨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조비연(趙飛燕 : 前漢 성제의 황후)에 비유했다고 하여 楊貴妃로 하여금 李白을 쫓아내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