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階怨
2022. 9. 9. 19:58ㆍ漢詩를 맛보다
玉階怨 / 李白
玉階生白露
夜久侵羅襪
卻下水晶帘
玲瓏望秋月
대궐 섬돌에는 찬 이슬 내리고,
밤 깊어지자 비단 버선에 찬 기운 스미네.
방에 들어와 수정 발을 드리우고는,
영롱한 가을 달만 바라보고 있구나.
1~2구는 궁녀가 오래도록 섬돌에 서 있다가 밤이 되자 이슬이 그녀의 비단 버선을 적시는 것을 묘사하였다. 侵(침)자는 사념에 깊이 잠겨 멍하게 오랫동안 서 있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부각시켰다. 끝없는 애상(哀傷), 억울함, 고민으로 가득한 마음이 이 열 글자를 통해 선명하게 표현되었다.
3~4구에서 마음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실내 역시 얼음처럼 차갑기는 마찬가지다. 주렴을 내리는 것은 한기(寒氣)의 엄습을 막는 동시에 번져가는 그리움을 차단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긴 발을 통해 그 밝고 환한 가을 달이 비치고 있으니,
또 얼마나 많은 수심(愁心)이 일어나겠는가. 우두커니 앉은 채로 유일한 짝인 달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결국 밤새도록 잠들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