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9. 21:02ㆍ漢詩를 맛보다
題大庾嶺北驛 / 宋之問
陽月南飛雁
傳聞至此回
我行殊未已
何日復歸來
江靜潮初落
林昏瘴不開
明朝望鄕處
應見隴頭梅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들으니 이곳에 이르면 되돌아간다고 한다
내 가는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어느 날에야 다시 돌아가려나?
강물이 고요하니 조수가 막 밀려가서이고
숲이 어두운 것은 악한 기운이 걷히지 않아서이지
내일 아침 고향 쪽을 바라보면
고갯마루의 매화가 응당 보이리라
10월에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는 大庾嶺에 이르면 머물렀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유배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어느 때에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련(首聯)과 함련(頷聯)에서는 기러기와 시인의 처지를 비교하여, 돌아갈 기약이 없는 자신의 신세가 기러기만도 못함을 말하였다.
경련(頸聯)에서는 눈앞의 풍경을 묘사했는데 ‘潮初落(조초락)’, ‘瘴不開(장불개)’는 고향의 풍토(風土)와 다른 낯선 환경을 대변해주고 있어 언외지의(言外之意)가 있다.
미련(尾聯)의 두 句는 자위(自慰)로 보이지만 고향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과 유배지로 향하는 고통이 배어 있다
내일 아침 내가 대유령 위에 올라서서 고개 돌려 북쪽 고향 땅을 바라보면, 응당 고갯마루에 피어 있는 매화가 보일 것이다
송지문(宋之問)은 훌륭한 문재(文才)가 있었으나 측천무후(則天武后)에게 아첨하여 간사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일생 동안 그의 정치적 입지(立地)로 인해 광동성(廣東省) 농주(瀧州), 절강성(折江省) 월주(越州) 등에 폄적되고 마지막으로 광서성(廣西省) 흠주(欽州)·계주(桂州) 등으로 유배되었다가 사사(賜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