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0. 21:52ㆍ漢詩를 맛보다
醉翁亭記 / 歐陽脩
이 글은 구양수가 저주태수로 좌천되어 폄적 생활을 하고 있던 시기(1046)에 지은 것이다. 이 글이 나오자 견해의 독창성과 문체의 참신성으로 인해서 문인들이 서로 다투어 베꼈으며, 상인들도 이 글을 구하여 세관에 바치면 세금을 면할 정도였다고 한다.
環滁는 皆山也라(니)
滁州 둘레는 모두 산이다.
其西南諸峯이 林壑尤美하야 望之蔚然而深秀者는 琅邪也요
그중에서 서남쪽의 봉우리는 계곡이 특히 아름답다. 바라보고 있자면 초목이 무성하고 깊으면서 아름다운 것이 바로 낭야산이다.
山行六七里에 漸聞水聲潺潺而瀉出 于兩峯之間者는 醸泉也요
산길을 따라 6, 7리를 가면 점차 콸콸 흐르는 물소리가 들린다. 두 봉우리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바로 酿泉이다.
峯回路轉에 有亭翼然臨于泉上者는 醉翁亭也라.
봉우리 둘레를 따라 돌면 냇물 위에 날개를 펼친 듯 서 있는 정자가 있으니, 바로 취옹정이다.
作亭者誰오?
정자를 지은 자는 누구인가?
山之僧曰智僊也요 名之者誰오?
산에 사는 중인 智仙이다. 이름을 지은 자는 누구인가?
太守自謂也라.
태수가 직접 지은 것이다
太守與客으로 來飲于此에, 飲少輙醉하고
태수는 손님들이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면 바로 취한다.
而年又最高라 故自號曰醉翁也라하니
또한 나이 또한 가장 많다. 그래서 스스로 취옹이라 부른다.
醉翁之意不在酒하고 而在乎山水之間也니
취옹의 뜻은 술에 있지 않고 산수 사이에 있다.
山水之樂을 得之心而寓之酒也라.
산수의 즐거움은 마음에서 깨닫고 술에 깃든다.
若夫日出而林霏開하고, 雲歸而巖穴暝하야,
해가 뜨면 숲속의 안개가 흩어지고, 구름이 몰려들면 골짜기의 동굴이 어두워진다
晦明變化者는, 山間之朝暮也요
어둡다가 밝아지며 변화하는 건 산속의 아침과 저녁이다.
野芳發而幽香하고, 佳木秀而繁陰하며,
들꽃이 피면 은은한 향이 나고, 아름다운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면 짙은 그늘이 지며,
風霜高潔하고, 水清而石出者는 山間之四時也요
바람이 높이 불고 깨끗한 서리가 끼고, 물이 마르면 바위가 드러나는 것은 산속의 사계절이다.
朝而往하고, 暮而歸에, 四時之景이, 不同而樂亦無窮也.
아침이면 갔다가 저녁이면 돌아오고, 사계절의 경치가 모두 다르니, 그 즐거움 역시 끝이 없다.
至于負者歌於塗하고, 行者休于樹하며,
한편 짐을 진 자는 도중에 노래를 부르고, 길을 걷는 자는 나무 아래에서 쉰다.
前者呼하고, 後者應하야,
앞서가는 자가 부르면 뒤따라가는 자가 호응한다.
傴僂提携하야, 往來而不絶者는, 滁人遊也요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오가는 자가 끊이지 않는 건 저주 사람들이 놀러 온 것이다.
臨谿而漁에, 谿深而魚肥하며,
계곡물에서 물고기를 잡으면 물이 깊고 물고기는 살이 올랐다.
醸泉爲酒에 泉香而酒洌하고,
양천으로 술을 담그면 물이 향기로우니 술 역시 맑다
山肴野䔩를, 雜然而前陳者는, 太守宴也니.
산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이 어지러이 앞에 펼쳐진 것은 태수의 주연이다.
宴酣之樂은, 非絲非竹이라(이오)
주연의 즐거움은 거창한 음악에 있지 않다.
射者中하고, 奕者勝하야,
던지는 자는 명중하고, 바둑을 주는 자는 이긴다.
觥籌交錯하야, 起坐而諠譁者는, 衆賓懽也요;
술잔과 산가지가 서로 오가니, 앉았다 일어나며 시끌벅적한 건 손님들이 즐겁게 노는 것이다.
蒼顔白髪이, 頺然乎其間者는, 太守醉也라.
나이든 얼굴에 머리가 희끗희끗하여 그 사이에서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자는 태수가 취한 것이다
已而오 夕陽在山하고, 人影散亂은, 太守歸而賔客從也요
얼마 후 석양이 산에 걸치자 사람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건, 태수가 돌아가자 손님들이 따라가는 것이다
樹林陰翳, 鳴聲上下, 遊人去而禽鳥樂也.
어둡게 그늘진 우거진 수풀에서 새가 위아래에서 우는 건 나들이객들이 떠나자 새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다.
然而禽鳥知山林之樂하고, 而不知人之樂하며,
하지만 새들은 산속의 즐거움은 알지만 사람의 즐거움은 모른다.
人知從太守遊而樂하고, 不知太守之樂其樂也라.(;)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 노니는 즐거움은 알지만, 태수가 그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는 걸 즐긴다는 건 모른다.
醉能同其樂, 醒能述以文者는 太守也니
취해서는 그 즐거움을 함께할 수 있고, 깨어서는 글로 쓸 수 있는 자는 태수이다
太守謂誰오? 廬陵歐陽修也
태수가 누구인가? 노릉(盧陵)의 구양수이다.

구양수(歐陽脩 1007-1072)는 북송 길주 여릉 사람이다. 字가 영숙(永叔), 號가 醉翁 또는 六一居士로,
네 살 때 부친을 여의고 집안이 가난 하였으나, 학문에 정진하여 인종 천성 8년에 진사에 급제하였고 그 후 추밀부사, 참지정사 등의 요직을 역임하였다. 그는 또한 문학에도 재질이 있어 산문으로는 당송팔대가의 대열에 끼었고, 시(詩)와 사(詞)에도 걸출한 작품을 남겼다. 문집으로 구양문충공집(歐陽文忠公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