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7. 11:35ㆍ漢詩를 맛보다
赤壁賦 / 蘇東坡
임술년(1082년, 송나라 원풍 5) 음력 7월 16일에 적벽에서 배를 띄워 놀 때의 흥취를 노래한 것으로 소식은 당쟁에 휘말려 사형 당할 처지에 몰렸다가 황주로 유배된 것인데,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젖기도 하고, 赤壁大戰에서 패한 曹操를 떠올리며 인생의 덧없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로 인한 심신의 고단함을 자연을 통해 풀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적벽부」에 담은 것이라고 한다
壬 戌之 秋 七 月 旣 望 에 蘇 子 與 客 으로 泛 舟 遊 於 赤 壁 之 下 할새
임술년 가을 칠월 보름무렵 손과 함께 배를 띄워 적벽아래 에서 노니는데
淸 風 은 徐 來 하고 水 波 는 不 興 이라.
바람은 서늘히 불어도 물결은 일지 않아
擧 酒 屬 客 하고 誦 明 月 之 詩 하며 歌 窈 窕 之 章 이러니
술을 들어 손에게 권하며 시경 명월의시를 읇다가 그 窈窕의 구절을 노래하네
少 焉 에 月 出 於 東 山 之 上 하여 徘 徊 於 斗 牛 之 間 하니
그러는 사이에 동산에 달은 또 올라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하네
白 露 는 橫 江 하고 水 光 은 接 天 이라.
흰 이슬은 강에 깔리고 물빛은 하늘에 닿아
縱 一 葦 之 所 如 하여 凌 萬 頃 之 茫 然 하니
배 가는대로 몸을 맡겨 광활한 만경창파에
浩 浩 乎 如 馮 虛 御 風 而 不 知 其 所 止 하고
아득한 물을 건너도 한 없이 넓어 마치 바람을 타고
飄 飄 乎 如 遺 世 獨 立 하여 羽 化 而 登 仙 이라.
허공에 오른듯 그 머물곳을 찾지 못하는데 세상을 떠나 온듯이 홀로 훨 훨 날개를 단 신선처럼올라
於 是 에 飮 酒 樂 甚 하여 扣 舷 而 歌 之 하니
주홍에 젖어 즐거이 취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니
歌 曰 桂 櫂 兮 蘭 槳 으로 擊 空 明 兮 泝 流 光 이라
그 노래는 계수나무로 만든 노와 목련나무 로 만든 삿대라 물속 밝은 달빛을 치며
渺 渺 兮 予 懷 여 望 美 人 兮 天 一 方 이로다.
물살을 거슬오르며 마음은 아득히 저 하늘가 님을 그리워하네
客 有 吹 洞 簫 者 하여 倚 歌 而 和 之 한대
客중에 퉁소를 부르는 이가 있어 노래에 장단을 맞추니
其 聲 이 嗚 嗚 然 하여 如 怨 如 慕 하고 如 泣 如 訴 하며
그 소리 슬프고 또 슬퍼라 원망하는듯 그리워하는듯, 흐느끼는듯, 호소하는듯 하다
餘 音 嫋 嫋하여 不 絶 如 縷 하니
그 남은 음은 가늘고 길어 실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舞 幽 壑 之 潛 蛟 하고 泣 孤 舟 之 嫠 婦 라.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용을 춤추는 듯하고
한 척의 배를 집 삼아 의지할 곳없이떠도는 외로운 과부를 눈물짓게 하네
蘇 子 가 愀 然 正 襟 危 坐 하여 而 問 客 曰 何 爲 其 然 也 오하니
나는 놀라 슬픈표정을 하며 옷깃을 바로 하고 앉아 客에게 묻고 대답하기를 어찌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물으니
客 曰 月 明 星 稀 한대 烏 鵲 南 飛 는 此 非 曹 孟 德 之 詩 乎아.
客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드문데 까막까치는 남쪽으로 날아간다고 하니 이것은 조조의 싯구가 맞을 진데
西 望 夏 口 하고 東 望 武 昌 한대
서쪽 夏口를 바라보다가 동쪽 武昌을 바라보니
山 川 相 繆 하여 鬱 乎 蒼 蒼 하니
산천은 서로 뒤엉키어 그저 울창하기만 한데
此 非 孟 德 之 困 於 周 郞者 乎 아.
이곳이 바로 조조가 주유에게 곤욕을 치르던 곳이 아닌가
方 其 破 荊 州 하고 下 江 陵 하여
그가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에서 내려와 물 흐름 따라 동쪽으로 가니
順 流 而 東 也 에 舳 艫 千 里 요 旌 旗 蔽 空 이라.
배들은 꼬리를 천리나 물고 깃발은 하늘을 다 가리었는데
釃 酒 臨 江 하여 橫 槊 賦 詩 하니
뱃전에서 술을 나누며 창을 곁에 놓고 시를 지었거늘
固 一 世 之 雄 也 러니 而 今 安 在 哉 오.
그 영웅은 지금 어디에 있나?
況 吾 與 子 는 漁 樵 於 江 渚 之 上 하여 侶 魚 鰕 而 友 麋 鹿 이라.
하물며 그대와 나는 강가 모래톱에서 고기잡고 나무하며 물을 깃나 새우와 짝을 하고 고라니 사슴과 벗이 되어
駕 一 葉 之 扁 舟 하여 擧 匏 樽 以 相 屬 하니
이렇게 한 조각배를 타고 표주박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노니
寄 蜉 蝣 於 天 地 요 渺 滄 海 之 一 粟 이라.
천지에 기대어 하루살이로 살가는 몸 아득히 푸른 해에 떨어진 한 알 좁쌀같네
哀 吾 生 之 須 臾 하고 羨 長 江 之 無 窮 하여
우리의 삶이 그저 잠깐임을 슬퍼하며 長江의 무궁함이 부러워라
挾 飛 仙 以 遨 遊 하고 抱 明 月 而 長 終 이나
하늘을 나는 신선과 만나 놀며 저 밝은 달을 품고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데
知 不 可 乎 驟 得 일새 託 遺 響 於 悲 風 이라.
얻을 수 없음을 홀연히 깨닫고 그저 소리를 슬픈 바람결에 보낸다네
蘇 子 曰 이라. 客 亦 知 夫 水 與 月 乎 아.
내(소식)가 대답하기를 그대도 저 물과 달을 알고 있는가?
逝 者 如 斯로되 而 未 嘗 往 也 며
흘러가는 것은 강물과 같아 쉬지 않고 흐르지만 그 흐름은 다하는 일이 없이
盈 虛 者 如 彼 로되 而 卒 莫 消 長 也 라.
여전히 흐르고 차고 기울지는것도 저 달과 같지만 끝내 아주 없어지지도 더 늘어나지도 않는다
蓋 將 自 其 變 者 而 觀 之 면 則 天 地 도 曾 不 能 以 一 瞬 이요
변한다는 관점에서 사물을 보면 천지간에 한순간이라도 변하지 않은것이 없고
自 其 不 變 者 而 觀 之 면 則 物 與 我 가 皆 無 盡 也니 而 又 何 羨 乎 리오.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만물과 나는 모두 무궁한것이니 또 무엇을 부러하겠는가?
且 夫 天 地 之 間 에 物 各 有 主 하니
천지 사이의 모든 사물은 각기 그 주인이 있어서
苟 非 吾 之 所 有 인댄 雖 一 毫 而 莫 取 어니와
나의것이 아니면 비록 털끝만것이라도 취할수없지만
惟 江 上 之 淸 風 과 與 山 間 之 明 月 은
오직 강위에 부는 맑은 바람과 산 사이에
耳 得 之 而 爲 聲 하고 目 寓 之 而 成 色 하여
뜨는 밝은 달은 귀로 들으면 아름다운 소리가 되고 눈에 담겨지면 아름다운 경치가 된다
取 之 無 禁 하고 用 之 不 竭 이라.
이를 취하여도 막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는다
是 는 造 物 者 之 無 盡 藏 也 요 而 吾 與 子 之 所 共 樂 이니라.
이것이야말로 조물주가 주신 무진장한 보배이니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고 있는것이라오
客 이 喜 而 笑 하고 洗 盞 更 酌 한대
객이 기뻐웃으며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른다
肴 核 旣 盡 하고 盃 盤 狼 藉 라.
안주는 이미 바닥이 났네 술잔과 접시들은 어지러이 흩어지고
相 與 枕 藉 乎 舟 中 하여 不 知 東 方 之 旣 白 이러라.
배안에서 서로 베고 잠이 드니 동쪽 하늘이 밝아 오는 것을 알지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