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2. 20:31ㆍ漢詩를 맛보다
曲江一首
一片花飛減卻春
風飄萬點正愁人
且看欲盡花經眼
莫厭傷多酒入脣
江上小堂巢翡翠
苑邊高塚臥麒麟
細推物理須行樂
何用浮名絆此身
한 조각씩 꽃잎 날리며 봄은 사라져가네,
바람에 꽃잎 마구 떨어지니 진정 근심스럽구나.
또 스러져가는 꽃잎이 눈앞을 스쳐가니
술 마셔 서글픔 더해보는 것도 싫지 않구나.
강가 초가집엔 비취 새가 깃들고
상림원(上林苑) 옆 높은 무덤에는 기린석상 누워있네.
사물의 이치 잘 살펴 마땅히 즐겨야 하리니
헛된 명성으로 이 몸 얽어 맬 필요 있을꺼나?
첫 수의 기(起)에서 두보는 한 조각씩 꽃잎이 날리는 것을 보고 봄이 또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것을 예견한다. 한 조각씩 흩날리기 시작한 꽃잎이 급기야 온 천지에 날리기 시작하자 또 다시 봄을 잃는 슬픔에 시름은 깊어만 간다.
승(承)에서 ‘상다(傷多)’라는 것은 슬픔이 더 많아진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백 역시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시름은 더 깊어진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전(轉)에서 상림원(上林苑) 옆 고관대작의 높은 무덤가에는 위엄을 과시했던 기린석상이 나뒹굴고 있음을 언급하며 인간사(人間事) 흥망성쇠란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변화무쌍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 것이다.
결구(結句)에서 마침내 헛된 명성, 즉 자신이 지니고 있는 미관말직 따위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曲江二首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㥽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穿花蛱蝶深深見
點水蜻蜓款款飛
傳語風光共流轉
暫時相賞寞相違
조회가 끝나면 날마다 봄옷을 잡혀
매일같이 강가에서 만취해 돌아오내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늘 있는 것이지만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었다네
꽃 사이로 나비 분분히 날아들고
잠자리 물 위를 여유롭게 나는구나
듣자니 좋은 경치는 함께 다녀야 한다고
잠시라도 서로 즐겨 어긋남이 없자꾸나
첫 수의 뜻을 이어받아 날로 더해가는 수심을 술로 달래는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두보는 매일 아침 곡강에 나가 옷을 저당 잡히고 술을 마시는데 제철 옷인 봄옷까지 저당 잡히는 처지이다.
외상값은 지천(地天)으로 깔려 있지만 인생 칠십 예로부터 드문 일이니 우선 술 마시고 즐겨보자 말하며 꽃을 즐기고 나비나 뒤쫓으며 지내는 것처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인의 지극히 일상적인 표현 속에는 멀쩡한 정신으로는 혼란한 조정과 자신의 나약함을 직시할 수 없는 시인의 애 끓는 울분이 감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