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中問答
2022. 6. 18. 16:38ㆍ漢詩를 맛보다
山中問答
問余何事樓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香然去
別有天地非人間.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기에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지만 마음 절로 한가롭네
복사꽃 물 따라 아득히 흘러가네
별천지에 인간 세상이 아닐쎄
제3,4구는 《도화원기》 중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도화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별천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인 도원경을 그린 것으로서, 제1구의 물음, ‘왜 푸른 산중에 사느냐’는 속인의 물음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기도 하다. ‘別有天地非人間’이 단순히 경치가 아름다운 것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높은 경지를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제는 세속을 벗어나 자연 속에 은둔하는 한가로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제2구 ‘笑而不答心自閑’에 잘 나타나 있다. ‘笑而不答’과 ‘心自閑’은 각기 별개의 의미를 지닌 두 말이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시적 분위기를 고취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자연에 대한 동경과 낭만주의적 경향은 젊어서 도교에 심취했던 작가의 면모를 잘 드러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