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

2022. 6. 14. 11:10漢詩를 맛보다

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

 

子猷佳興發

萬里浮雲卷碧山

靑天中道流孤月

孤月滄浪河漢淸

北斗錯落長庚明

懷余對酒夜霜白

玉牀金井氷崢嶸

人生飄忽百年內

且須酣暢萬古情

 

옛날 밤 오나라 땅에 눈이 내릴 때

자유의 멋진 흥이 발동했었지

만리에 뜬 구름 푸른 산을 두르고

푸른 하늘 한 가운데 외로운 달 흐르는데

외로운 달빛 창랑 같고 은하가 맑구나

북두성 뒤섞이고 태백성이 밝구나

나를 생각하며 술잔을 마주하니 밤 서리가 희었겠지

옥 난간 두른 우물 얼어붙어 춥고 혹독했으리

인생은 백년 안에 바람처럼 홀연한데

모름지기 취하여 흥겨움은 만고상정이라네

 

君不能狸膏金距學鬥雞

坐令鼻息吹虹霓

君不能學哥舒橫行靑海夜帶刀

西屠石堡取紫袍

吟詩作賦北窗裏

萬言不直一杯水

世人聞此皆掉頭

有如東風射馬耳

 

그대 살쾡이 기름 쇠발톱 가지고 닭싸움 배우지 못하리

앉아서 콧김 불어 무지개 그려내지 못하리

그대 청해 야밤에 칼 차고 휘저은 장수 배우지 못하리

서쪽땅 석보성 무찔러 자줏빛 도포 입지 못하리

북창 안에서 글을 짓고 시를 읊조려도

만마디 말이 물 한그릇의 가치도 없다네

세상 사람들 이런 걸 들으면 모두 머리를 내두르니

동풍이 말 귀를 쏘는 것 같다네

 

驊騮拳跼不能食

蹇驢得志鳴春風

折楊皇華合流俗

晉君聽琴枉淸角

巴人誰肯和陽春

楚地由來賤奇璞

黃金散盡交不成

白首爲儒身被輕

一談一笑失顔色

蒼蠅貝錦喧謗聲

曾參豈是殺人者

讒言三及慈母驚

 

진주에 뒤섞인 물고기 눈알도 나를 비웃으며

명월주 구슬과 더불어 한 몸 되라 청하네

천리마가 주먹처럼 웅크리면 먹지 못하나

절름발이 나귀도 기분이 나면 봄바람에 흥얼대네

절양 황화 속된 노래가 유행에 맞거늘

진 평공은 슬픈 현악을 듣다가 청각 淸角에 미쳤다네

시골뜨기 노래가 어찌 고상한 곡조와 어울리겠는가

초나라 땅에선 애당초 진기한 옥덩이를 천시했지만

황금이 없어지면 교제가 성사되지 않고

백두머리 또한 선비의 체신을 경멸하게 만드네

한번 말하고 한번 웃는 사이 안색이 틀려지고

쉬파리가 고운 비단을 크게 헐뜯는 소리 하네

증삼이 어떻게 살인자란 말인가

거짓말 세번이 급기야 자상한 모친을 놀라게 했네

 

與君論心握君手

榮辱於余亦何有

孔聖猶聞傷鳳麟

董龍更是何雞狗

一生傲岸苦不諧

恩疏媒勞志多乖

嚴陵高揖漢天子

何必長劍拄頤事玉階

達亦不足貴

窮亦不足悲

韓信羞將絳灌比

禰衡恥逐屠沽兒

君不見李北海

英風豪氣今何在

君不見裴尙書

土墳三尺蒿棘居

少年早欲五湖

見此彌將鐘鼎疏

 

그대와 속마음을 논하고 그대 손을 잡았으니

영욕이란 것이 어찌 내게 또한 있겠는가

성현이신 공자조차 상처받은 봉린 鳳麟소리 듣는데

소인배 동룡이 어찌 자기를 닭 개와 바꾸겠는가

평생 오만하게 굽히지 않아 괴롭게도 화합하지 못했네

은혜 멀어지니 맺어준 노고 많은 뜻 어그러졌으나

엄릉도 한나라 천자를 옛 벗으로만 대했는데

하필 긴 칼 턱에 대고 어전 계단 설 일인가

세상에서 성공해도 부귀는 모자라고

삶이 곤궁해도 설움 또한 크지 않아

한신은 강후와 관영에게 비교됨을 수치스러워했고

예형은 백정 애들 따르는 걸 치욕이라 생각했네

그대 이북해 李北海를 보지 못하는가

영웅적 풍모와 호기로움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대 배상서 裴尙書를 보지 못하는가

흙무덤 석자 높이 다북쑥과 가시덤불 속에 거한다네

이른 나이에 벌써 오호 五湖로 가고자 했으니

이런 연유로 장차 더욱 부귀 윤택 멀리 하려네

 

왕거일(王去一)이 밤늦도록 혼자서 술을 마시다가 느낀 감회를 적어 보낸 시에 이백이 화답한 시이다.

이백은 추운 밤에 독작을 하며 수심에 잠겨 있을 왕거일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지었다.

이백은 이 시에서 술을 마셔 만고의 시름을 씻어 버릴 것을 권하는 한편,

왕후(王侯) 사이에서 즐기는 투계의 기술을 익혀 그들의 총애를 받아 출세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변경의 싸움에서 작은 공을 세우고 마치 충신이나 된 양 날뛰는 자가 있는 부박한 세상을 한탄했다.

또한 이런 세상이니 고매한 인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북창에 기대어 시부를 짓는 정도인데,

세인들은 이런 시부를 들으면 마치 말 귀에 동풍 부는 것처럼 머리를 흔들고 말며,

생선 눈깔과도 같은 어리석은 자들이 명월이나 주옥과 같은 우리들을 비웃고 귀한 지위를 대신 차지하려고 하며,

명마와 같은 현인들은 등용되지 못하는데 다리 저는 당나귀 같은 간특한 자들은 득세한다며 세태를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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