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獨酌

2022. 6. 10. 10:21漢詩를 맛보다

 

月下獨酌

一首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盃邀明月

對影成三人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

星時同交歡

醉後各分散

永結無情游

相期邈雲漢.

 

꽃나무 사이에서 한 병의 술을

홀로 따르네 아무도 없이

잔 들고 밝은 달을 맞으니

그림자와 나와 달 셋이 되었네

달은 술 마실 줄을 모르고

그림자는 나를 따르기만 하네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 함께 있으니

봄이 가기 전에 즐겨야 하지

내가 노래하면 달은 거닐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따라 춤추네

함께 즐거이 술을 마시고

취하면 각자 헤어지는 거

여보게! 저 높은 은하수에 모여

우리 변하지 않는 우정을 기리세

二首

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天地旣愛酒

愛酒不愧天

已聞淸比聖

復道濁如賢

聖賢期已飮

何必求神仙

三盃通大道

一斗合自然

俱得醉中趣

勿謂醒者傳

 

하늘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酒星이 하늘에 있지 않을 거고

땅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땅에 주천이 없었을 거야

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으니

내가 술 사랑하는 건 부끄러울게 없지

옛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네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굳이 신선을 찾을거 없지

석 잔이면 大道에 통할 수 있고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되는 거라

술 마시는 즐거움 홀로 지닐 뿐

깨어 있는 자들에게 전할 거 없네

三首

三月咸陽城

千花晝如錦

誰能春獨愁

對比徑須飮

窮通與修短

造化夙所稟

一樽齊死生

萬事固難審

醉後失天地

兀然就孤枕

不知有吾身

此樂最爲甚

 

춘삼월 함양성은

온갖 꽃이 비단을 펴 놓은 듯

뉘라서 봄날 수심 떨 칠 수 있으랴

이럴 땐 술을 마시는게 최고지

곤궁한 영달함과 수명의 장단은

태어날때 이미 다 정해진다

한 동이 술에 삶과 죽음 같아 보이니

세상 일 구절구절 알 게 뭐 있나

취하면 세상천지 다 잊어 버리고

홀로 베개 베고 잠이나 자는 거

내 몸이 있음도 알지 못하니

이게 바로 최고의 즐거움이다

四首

窮愁千萬端

美酒三百盃

愁多酒雖少

酒傾愁不來

所以知酒聖

酒酣心自開

辭粟臥首陽

屢空飢顔回

當代不樂飮

虛名安用哉

蟹鰲卽金液

糟丘是蓬萊

沮須飮美酒

乘月醉高臺

 

천갈래 만갈래 이는 수심에

술 삼백잔을 마셔 볼거나

수심은 많고 술은 적지

마신뒤엔 수심이 사라졌다네

아, 이래서 옛날 酒聖이

얼큰히 취하면 마음이 트였구나

백이는 수양산 골짜기에서 살다 죽었고

청렴하던 안회는 늘 배가 고팠지

당대에 술이나 즐길 일이지

이름 그것 부질없이 남겨 무엇하리

조개 안주는 신선약이고

술 지게미 언덕은 곧 봉래산이라

좋은 술 실컷 퍼 마시고서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볼거나.

 

제목은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라는 뜻으로, 시의 형식은 오언고시(五言古詩)이다.

봄밤에 달과 그림자를 벗삼아 술을 마시는 시인은 낭만적 정취에 젖어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기(知己)를 만나지 못하여 홀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외로움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아득한 은하(銀河)에서 다시 만남을 기약하는 바람에서는 초탈을 구하는 마음이 읽혀진다. 첫구의 '화간일호주(花間一壺酒)'는 '화하일호주(花下一壺酒)' 또는 '화전일호주(花前一壺酒)'라고도 한다

밝은 달밤에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더불어 마실 사람이 없지만 조금도 마음 쓸 일이 없으니,

하늘의 밝게 비추는 달과 달빛으로 이루어지는 내 그림자와 셋이서 마시는 것이다.

달과 내 그림자와 나와 셋이 술판을 벌이니,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인간의 감정이 끼어들지 않아 오히려 무한한 無爲自然(무위자연)의 흥취를 느낄 수 있다.

내가 노래하면 달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주체를 못하며 어지러이 흔들거린다. 

蘇東坡(소동파)의 ‘赤壁賦(적벽부)’에도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달이 동산 위에 떠서 북두와 견우 별 사이를 어정거린다)” 하여 달이 배회한다는 표현이 있으니 달이 어정거림은 조금도 어색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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