曲江二首

2022. 5. 26. 17:18漢詩를 맛보다

曲江二首

(其一)

片花飛減卻春

風飄萬點正愁人
且看欲盡花經眼
莫厭傷多酒入脣
江上小堂巢翡翠
苑邊高塚臥麒麟
細推物理須行樂
何用浮名絆此身

 

한 조각씩 꽃잎 날리며 봄은 사라져가네,
바람에 꽃잎 마구 떨어지니 진정 근심스럽구나.
또 스러져가는 꽃잎이 눈앞을 스쳐가니
술 마셔 서글픔 더해보는 것도 싫지 않구나.
강가 초가집엔 비취 새가 깃들고
상림원(上林苑) 옆 높은 무덤에는 기린석상 누워있네.
사물의 이치 잘 살펴 마땅히 즐겨야 하리니
헛된 명성으로 이 몸 얽어 맬 필요 있을꺼나?

 

 

曲江二首

(其二)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头䀆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穿花蛱蝶深深見

點水蜻虰款款飛

傳語風廣共流轉

暫時相賞莫相違.

qu jiang er shou qi er

chao hui ri ri dian chun yi

mei ri jiang tou jin zui gui

jiu zhai xun chang xing chu you

ren shang qi shi gu lai xi

chuan hua jia die shen shen xian

dian shui qing ting kuan kuan fei

chuan yu feng guang gong liu zhuan

zan shi xiang shang mo xiang wei.

 

조정에서 돌아오며 날마다 봄옷을 전당 잡혀

매일 강가에서 한껏 취해 돌아오네

술빚이야 으레 가는곳마다 있지만

인생 일흔 살기 옛부터 드물다네

꽃속으로 들어간 나비 깊은곳에서 나타나고

물 차는 잠자리 여유로이 날으는데

풍광도 함께 흘러가는 것이라 하니

잠시 서로 즐기어 서로 거스리지 마세

 

첫 수의 기()에서 두보는 한 조각씩 꽃잎이 날리는 것을 보고 봄이 또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것을 예견한다. 한 조각씩 흩날리기 시작한 꽃잎이 급기야 온 천지에 날리기 시작하자

또 다시 봄을 잃는 슬픔에 시름은 깊어만 간다.

승()에서 ‘상다()’라는 것은 슬픔이 더 많아진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백 역시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시름은 더 깊어진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전()에서 상림원() 옆 고관대작의 높은 무덤가에는 위엄을 과시했던 기린석상이 나뒹굴고 있음을 언급하며 인간사() 흥망성쇠란 상전벽해()처럼 변화무쌍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 것이다. 결구()에서 마침내 헛된 명성, 즉 자신이 지니고 있는 미관말직 따위에 연연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둘째 수는 첫 수의 뜻을 이어받아 날로 더해가는 수심을 술로 달래는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두보는 매일 아침 곡강에 나가 옷을 저당 잡히고 술을 마시는데 제철 옷인 봄옷까지 저당 잡히는 처지이다.

외상값은 지천()으로 깔려 있지만 인생 칠십 예로부터 드문 일이니 우선 술 마시고 즐겨보자 말하며 꽃을 즐기고 나비나 뒤쫓으며 지내는 것처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인의 지극히 일상적인 표현 속에는 멀쩡한 정신으로는 혼란한 조정과 자신의 나약함을 직시할 수 없는 시인의 애 끓는 울분이 감춰져 있다.

두보는 좌습유()로 종팔품() 간의관()이라는 직책을 수행하고 있었을 때 일이다.

포의지교()인 재상 방관()이 억울하게 조정에서 내쫓기려 하자 이를 간언()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이때부터 숙종()의 눈 밖에 나서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미관말직에서도 쫓겨 날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곡강의 시 두 수」, 즉 「곡강이수」는 외양적으로 두보가 짧고 괴로운 인생을 탄식하며, 좋은 시절 봄을 잠시나마 즐겨보자고 노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당면한 암담한 현실을 가슴 깊이 아파하는 심정을 담고 있다. 혼란한 조정에서 이보국()같은 소인배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기에 두보 자신은 간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책을 수행하기 어려워 봄이 가는 것을 슬퍼하는 정서에나 몰입하는 수밖에 없다. 이 시를 지은 후 두 달 만에 두보는 좌습유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화주()의 사공참군()으로 좌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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