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楊氏女 韋應物

2022. 11. 4. 11:48漢詩를 맛보다

送楊氏女 韋應物

永日方慼慼出行復悠悠

女子今有行大江泝輕舟

爾輩苦無恃撫念益慈柔

幼爲長所育兩別泣不休

對此結中腸義往難復留

自小闕內訓事姑貽我憂

賴茲托令門仁卹庶無尤

貧儉誠所尙,資從豈待周

孝恭遵婦道容止順其猷

別離在今晨見爾當何秋

居閑始自遣臨感忽難收

歸來視幼女零淚緣纓流

 

기나긴 날을 슬픔 속에 지냈는데

집 떠나간다니 다시 아득해지는구나

딸아이 이제 멀리 시집가느라

가벼운 배 타고 큰 강을 거슬러가네

게다가 너희들은 어미도 없었으니

어루만져 보살핌에 더욱 온화하게 사랑하였지

동생은 언니인 너에게 길러졌으니

서로 헤어짐에 눈물이 그치지 않는구나

이 모습 보자니 창자가 맺히지만

의리상 가야 하니 다시 붙잡기는 어렵겠지

어려서부터 어미의 가르침 못 받았으니

시부모 모셔야 할 일이 걱정이구나

다행히 좋은 가문에 널 맡기게 되었으니

인자하고 가엾게 여길 분들이라 별 탈은 없을 게야

청빈과 검약은 우리가 진실로 숭상하는 바라

혼수품 어찌 두루 갖추겠는가

효도하고 공경하며 婦道를 따르고

용모와 행동거지는 법도에 맞게 하거라

오늘 아침 이별하면

어느 해에 너를 보랴

한가로이 지내면 시름이야 풀리겠지만

이별의 슬픈 마음은 거둘 수가 없구나

돌아와 어린 네 동생 보노라니

떨어지는 눈물이 갓끈 타고 흐른다

이 작품은 건중(建中) 3년(782) 혹은 4년(783)에 저주(滁州)에서 지은 것으로 위응물이 딸을 시집보내며 쓴 시인데, 그의 딸이 양주(楊氏)에게 시집갔기 때문에 표제를 ‘送楊氏女(송양씨녀)’라고 한 것이다. 중년에 배우자를 잃고 부녀 셋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았던 위응물은 당시 큰딸을 시집보내는 정황과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감회를 시 속에서 핍진하게 그리고 있다.

위응물(韋應物:797-804) 陝西省 長安 출생. 젊어서 임협(任俠)을 좋아하여 현종(玄宗)의 경호책임자가 되어 총애를 받았다. 현종 사후에는 학문에 정진하여 관계에 진출, 좌사낭중(左司郞中) ·소주자사[蘇州刺史] 등을 역임하였다. 그의 시에는 전원산림(田園山林)의 고요한 정취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으며, 당나라의 자연파시인의 대표자로서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 ·유종원(柳宗元) 등과 함께 왕맹위유(王孟韋柳)로 병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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