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2. 09:45ㆍ漢詩를 맛보다
尋西山隱者不遇 / 邱爲
絶頂一茅茨
直上三十里
扣關無僮僕
窺室惟案几
若非巾柴車
應是釣秋水
差池不相見
黽勉空仰止
草色新雨中
松聲晩牕裏
及玆契幽絶
自足蕩心耳
雖無賓主意
頗得淸淨理
興盡方下山
何必待之子.
〈서산의 은자를 찾아가나 만나지 못하다〉
산꼭대기의 오두막집 한 채 있어
가파른 길 따라 삼십 리를 올라 와
문을 두드리지만 아이종도 없고
방을 살펴보니 책상 방석 뿐 일세
수레를 타고 나간 것이 아니라면
분명 가을 강에 낚시 갔겠지
길이 어긋나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떠나지 못하고 그저 그대를 그리워하네
풀빛은 막 내린 비 속에 새롭고
솔바람 소리 저녁 창 너머 들려오는데
이 곳 찾아와 그윽한 경치와 하나 되니
절로 마음을 씻어낼 수 있네
손님과 주인의 정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맑고 깨끗한 이치를 얻었네
흥겨움이 다했으니 산을 내려가야지
꼭 그대를 기다릴 것 무어냐
저 산꼭대기에 은자의 띳집이 있는데, 산 아래에서 위까지 곧장 삼십 리 길을 가야만 이를 수 있다. 산에 올라 그 집 문을 두드리니 그는 물론 일하는 아이마저 없는데, 방 안에 놓인 것을 보니 책상과 방석만 있을 뿐이다.
그가 덮개 덮인 수레를 타고 나가지 않았다면 가을강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겠지. 오고 가는 것이 어긋나 만나지 못했지만, 떠나지 못하고 문 앞에서 부질없이 배회하며 한없이 그를 그리게 된다.
이곳을 둘러보니 비온 뒤에 풀빛은 싱그럽고 저녁 바람에 솔바람 소리가 메아리친다. 이곳의 그윽한 운치와 내 마음이 딱 만나니 이미 마음이 시원스레 트인다.
비록 손님과 주인의 정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맑고 깨끗한 뜻을 얻었다.
나는 흥이 다하여 산을 내려오니 그를 더 기다려서 무엇 하겠는가.
邱爲(구위) : 694?~789?. : 절강성 가흥현(嘉興縣) 사람이다. 천보(天寶) 元年(742)에 進士에 급제, 관직이 태자우서자(太子右庶子)에 올랐다. 五言詩가 뛰어나며, 전원의 풍물을 읊은 시가 많다. 원래 문집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 전해지지 않고, 《全唐詩》에 13수의 시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