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9. 14:51ㆍ孟子를 對 하다
立於沼上章(與民偕樂章) (입어소상장(여민해악장))
孟子見梁惠王하신대
孟子께서 梁惠王을 만나보실 때에
王이 立於沼上이러니 顧(고)鴻雁 麋(미)鹿
王이 못가에 있었는데, 鴻雁과 麋鹿을 돌아보고 말씀하였다.
(鴻(홍):은 기러기 중에 큰 것, 麋(미)는 사슴 중에 큰 것)
曰 賢者도 亦樂此(악차)乎잇가
“賢者도 또한 이것을 즐거워합니까?”
孟子對曰賢者而에 樂此니
孟子께서 대답하셨다.
“賢者인 뒤에야 이것을 즐거워할 수 있으니,
不賢者는 雖有此나 不樂也니이다.
어질지 못한 자는 비록 이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즐거워하지 못합니다.
(현자가 되고 나서야 이러한 것들을 즐길 수 있지,
현자가 아니면 비록 이러한 것들을 지니고 있다하더라도 즐길 수 없습니다)
詩云 經始靈(령)臺하여 經之營之하시니
《詩經》에 이르기를 ‘靈臺를 처음으로 經營하여 이것을 헤아리고 도모하시니,
庶民攻之라 不日成之로다
庶民들이 와서 일하는지라 〈일을 시작하여〉 하루가 못되어 완성하였도다.
(시경)에는 문왕때의 일을 노래한 “영대를 짓기 시작하여 설계하고 측량하고 백성들이 작업하여 채 하루가 안되어 그것을 완성했다
經始勿亟(극)하시나 庶民子來로다
經始하기를 급히 하지 말라고 경계하셨으나 庶民들은 아들이 아버지 일에 달려오듯이 하는 도다.
영대를 만듦에 문왕이 서두르지 말라고 해도 자식이 아비의 일을 돕듯이 백성들이 달려왔도다.
王在靈囿(유)하시니 麀鹿攸伏(우록유복)이로다
王이 靈囿에 계시니, 사슴들이 그 곳에 가만히 엎드려 있도다.
다 만들어지고 문왕께서 영유에 머무니 사슴은 느긋하게 앉아있네
麀鹿濯濯(우록탁탁)이어늘 白鳥鶴鶴이로다
사슴들은 濯濯하거늘 백조는 鶴鶴하도다.
사슴은 살쪄서 윤택하며 흰 기러기는 희고희도다
王在靈沼하시니 於牣魚躍(오인어약)이라하니
王이 靈沼에 계시니, 아! 〈연못에〉 가득히 물고기들이 뛰노는도다.’ 하였으니,
문왕깨서 영소가에 머무니 영소에 가득찬 물고기들이 뛰어놀았도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文王이 以民力爲臺爲沼하시나 而民이 歡樂之(환락지)하여
文王이 백성의 힘을 이용하여 臺를 만들고 沼를 만들었으나, 백성들이 이것을 즐거워하여
문왕은 백성들의 힘으로 누대를 만들고 연못을 만들었는데 백성들이 그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謂其臺曰靈臺라하고 謂其沼曰靈沼라하여 樂(요)其有麋鹿魚鼈(별)하니
臺를 일러 靈臺라 하고 沼를 일러 靈沼라 하여, 그(文王)가 麋鹿과 물고기와 자라를 소유함을 좋아하였습니다.
그 누대를 영대라고 부르고, 그 연못을 영소라고 부르며, 그곳에 사슴과 물고기와 자라가 있는 것을 즐거워했던 것이다
古之人이 與民偕樂(해락)이라 故로 能樂也니이다
〈이처럼〉 옛사람들은 백성과 더불어 즐겼기 때문에 능히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엣날의 현자들은 이처럼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 했기에 진정 즐길 수 있었다
맹자께서 문왕이 비록 백성의 힘을 이용하였으나 백성들이 도리어 이것을 즐거워하여, 이미 아름다운 명칭을 가해 주고 또 그가 소유한 것을 즐거워하였으니, 이는 문왕이 백성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백성들이 그의 즐거워함을 좋아하여 문왕 또한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음을 말씀한 것이다.
湯誓(탕서)에 曰 時日은 害喪고 予及女로 偕亡(해망)이라하니
〈湯誓〉에 이르기를 ‘이 해(태양)는 언제나 없어질고. 내 너와 더불어 망하겠다(없어지겠다).’ 하였으니,
(탕서)에는 폭군 걸의 일을 기록한
“ 이 해가 언제나 없어지려나, 내 너와 함께 망하련다”는 구절이 있다
民欲與之偕(해)亡이면 雖有臺池鳥獸나 豈能獨樂哉리잇고
백성들이 그와 함께 망하고자 한다면 비록 臺池와 鳥獸를 가지고 있은들 어찌 홀로 즐거워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백성들이 이처럼 임금을 저주하여 차라리 함께 망하기를 바란다면
비록 누대와 연못이 있고 거기에 새와 짐승이 있다한들 어떻게 혼자서 그것을 즐길 수 있겠습니까?
걸왕이 일찍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천하를 소유함은 하늘에 해가 있는 것과 같으니,해가 없어져야 내 비로소 망할 것이다.” 하였다.
백성들이 그의 虐政(학정)을 원망하였으므로, 그가 스스로 말한 것을 인해서 〈해를 가리켜〉 걸왕을 지목하기를 “이 해는 언제나 없어지려는가. 만일 없어진다면 내 차라리 그와 함께 없어지겠다.” 하였으니, 이것은 그가 망하기를 바람이 심한 것이다.
맹자는 이것을 인용하여, 군주가 홀로 즐기고 백성을 구휼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그를 원망하여 그 즐거움을 보전할 수 없음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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