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5. 07:59ㆍ漢詩를 맛보다
漁翁
漁翁夜傍西巖宿
曉汲淸湘燃楚竹
煙銷日出不見人
欸(애乃一聲山水錄
廻看天際下中流
巖上無心雲相逐.
고기 잡는 늙은이
고기잡이 밤에 서산의바위틈에서 지내고
새벽녘 상강의 맑은 물떠다가 초죽을 꺽어 불 피운다
안개 사라지고 해 돋았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삐걱 노 젓는 소리에 산과 물이 온통 파랗기만 하다
고개돌려 하늘 끝 저쪽 바라보니 배 두둥실 떠가는데
바위위엔 무심한 구름만 오락가락하네
여섯 구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어부 노인의 생활 한 때를 읊었다.
배는 강가 서편 바위 곁에 대고 밤을 지내고는, 새벽 일찍 깨끗한 상강의 물을 긷고 상죽 마른 대나무를 줏어다가 불 지펴 아침밥을 지어 먹고 나서 강물 따라 노 저어 간다. 해가 떠오르면 밥 짓던 연기도 사그라지고 그 어부는 보이지 않는데, 다만 저 아래에서 뱃노래 한 가락만 들려오고 산과 물은 푸르기만 하다.
어부는 하늘 저 끝으로 가버렸고 잠자던 곳 옆의 바위 위에는 구름만 무심히 떼지어 둥둥 흘러갈 뿐이다.
어부는 저 아래 하류에서 낚싯대를 강물에 드리웠으리라. 아무 욕심이 없고 소박한 상강 어부 노인의 隱士(은사) 같은 삶을 그렸는데,
지은이는 이 시를 통하여 자연과 인간의 調和(조화)된 모습, 바위와 구름의 對照(대조), 뱃노래 한 가락과 푸르기만 한 山水(산수) 등 動中靜(동중정)과 정중동의 경지를 포착하여 자연과 인생을 觀照(관조)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어옹 [漁翁] - 고기잡이 노인 (한시작가작품사전, 2007.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