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南別業
2022. 4. 17. 11:41ㆍ漢詩를 맛보다
終南別業
中歲頗好道
晩家南山陲
興來海獨往
勝事空自知
行到水躬處
坐看雲起時
偶然値林叟
談笑無還期.
zhongnanbieye -wang wei
zhongsui po hao dao
wan jia nan shan chui
xing lai hai qiong chu
sheng shi kong zi zhi
xing dao shui qiong chu
zuo kan yun qi shi
ou ren zhi lin sou
tan xiao wu huan qi.
중년이 되면서 불도를 더욱 좋아하던 터에
만년에 종남산 기슭에 거처를 마련하였다
흥이 나면 늘 혼자 나서니
좋은 일은 단지 나 혼자만 알 뿐
다니다가 물이 솓아는 곳에 이르면
앉아서 구름이 피어나는 때를 바라본다
우연히 숲속에서 노인이라도 만나게 되면
담소하느라 돌아갈 줄 모른다
왕유(王維)는 당(唐) 문화가 가장 화려하게 번성했던 시기에 고위 관직을 역임했을 뿐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화가, 음악가로서 다방면에 모두 이름을 떨쳤다.시인으로서 그는 시선(詩仙)이라고 불리는 이백(李白, 701~762), 시성(詩聖)이라고 불리는 두보(杜甫, 712~770)와 함께 중국의 서정시 형식을 완성한 3대 시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그의 시에는 불교의 영향이 많이 나타나있어 '시불(詩佛)’이라고도 불린다.
왕유는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겪은 뒤 명리(名利)를 다투는 현실세계에 염증을 느껴 종남산의 망천(輞川)에 별장을 짓고 은거하였다. 불교에 귀의하여 대자연을 노래하였으며, 선(禪)의 느낌이 다분한 시들을 많이 남겨 시불(詩佛)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하였다.
이 시에도 전원에 은거하는 한적한 생활이 잘 드러나 있다. 기분이 내키면 홀로 길을 나서니 좋은 일이 있어도, 아름다운 경치를 보아도 혼자만 알 뿐이다. 발길 가는 대로 물이 끝나는 곳까지 갔다가 잠시 다리를 쉬며 구름이 피어나는 곳을 바라보기도 한다. 우연히 나무꾼을 만나면 갈 길을 잊은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속세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구속 없는 초탈한 삶의 모습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