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31. 14:26ㆍ漢詩를 맛보다
噫(희)吁嚱(희),
危乎高哉
蜀道之亂難於相靑天
蠶叢及魚鳧(부)
開國何茫然
爾來西萬八千歲
不與秦塞通人烟
西當太白有鳥道
可以橫絶峨眉巓(전)
地崩山摧壯士死
然後天梯石棧(잔)想鉤連
上油六龍回日之高標
下有衞(위)波逆折之回川
黃鶴之飛尙不得過
猿煣(유)欲度愁攀(반)援(一昨綠,一作牽)
靑泥何盤盤
百步九折萦(영)嚴巒(만)
捫參歷井仰脅息
以手撫膺(응)坐長歎
問郡西遊何市還
畏途巉(참)嚴不可攀
但見悲鳥號古木
雄飛雌從繞(요)林間
又聞子規啼夜月
愁空山
蜀道之難難於上靑天
使人聽此凋(조)朱顔
蓮峰去天下盈尺
枯松倒挂倚(의)絶壁
飛湍瀑流錚喧(훤)豗(회)
砅(례)崖轉石萬壑(학)雷
其險也若此
嗟爾遠道之人胡爲乎來哉
劍閣崢嵘而崔嵬(외)
一夫當關, 萬夫莫開
所守或匪親
化爲狼與豺(시)
朝避猛虎
夕避長蛇
磨牙吮(전)血
薩人與麻
錦城雖云樂
不如早還家
蜀道之難難於上靑天
側身西望長咨嗟.
아이구! 저리도 높고 험하도다
촉나라 가는 길이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운가?
잠총과 어부가
개국한지가 어찌 그리 아득한가?
그로부터 사만팔천년
바로이웃나라인 秦나라와도 벽을 치고 살았네
서쪽으로 태백산이 막혔고 새나 날아다니 는 길이 있어
아미산 꼭데기를 가로지를 수가 있네
땅이 꺼지고 산이 무너저 장사들이 죽자
그 후 하늘에 오르는 사다리와 돌 잔도가 서로이어졌다네
위로는 해를 끄는 六龍마저도 넘지 못하는 봉우리
아래로는 넘실거리는 물결마저 거꾸로 돌아서는 골짜기
황학이 날아도 오히려 이곳울 넘어 가지 못하고
원숭들이 건너고자 하나 휘어 감고 오르는 것을 근심하네
靑泥봉 꼭데기는 어찌 그리 구불구불한지
백 걸음에 아홉번은 꺽이어 바위들을 돌아가네
손에 잡힐듯 하늘의 별을 보면 숨이 가뻐서
가슴을 쓰다듬으며 길이 한숨을 쉰다
그대에게 묻노니, 지금 西行하면 언제 돌아 오려나?
저토록 험한 길 행여 쓰러질까 두려워
슬픈 새 달밤에 울면서 빈 산에서 근심하는 것이네
촉나라 가는 길이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운가?
사람들에게 이 소리를 듣게하면 紅顔이 시들어진다네
이어진 산봉우리 하늘과 거리 불과 한 尺도 안되고
마른 소나무는 거꾸로 걸려 절벽에 기대어 있네
튀는 여울물과 폭포의 흐름이 다투어 시끄럽게 부딪치고
벼랑에 부딪치고 돌을 굴러 온 골짜기가 우레소리네
그 험함이 이와 같으니
아! 먼길을 가는 손님이 어째서 여기까지 왔는가?
劍閣은 가파르고 높아
한 사람이 관문을 막으면 萬 사람으로도 열지 못한다네
지키는 이가 친한사람이 아니라면
변하여 이리와 늑대로 변할것이오
아침에는 사나운 호랑이을 피해야 하노니
호랑이는 이빨을 갈고 뱀은 피를 빨아
사람 죽이기를 麻밭같이 하리라
錦城이 비록 즐겁다 하나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감만 못하네
촉나라 가는 길이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운가?
몸을 돌려 서쪽을 바라보며 길이 탄식하네
이 시는 이백이 장안에 갔을 때 하지장(賀知章)에게 내보여준 야심작이다.
당시 하지장은 작품을 다 읽기도 전에 네 번이나 찬탄하며, 하늘에서 귀양 온 신선이라는 뜻의 '적선(適仙)'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허리에 찼던 금 거북을 풀어 술과 바꾸어서 함께 취하도록 마셨다고 한다.
통상적인 시의 첫머리로 사용된 일 없는 거친 한숨소리로 시작하여, 촉도에 얽힌 까마득하고 아득한 전설은 장대하고 기괴한 정경들로 황홀하게 바뀌고, 칼끝보다 무시무시하며, 흉측한 맹수들보다도 두려운 것은 험난한 촉도의 최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문장의 잔인함이라 탄식한다. 소리와 빛과 움직임을 부여받은 갖가지 형상들은 3, 4, 5, 7, 9, 11언으로 바뀌는 자유로운 잡언체(雜言體) 속에서 살아 뛰놀고, 작품 전체를 감싸는 세도막 형식은 천마(天馬)의 고삐처럼 작품에 안정감을 부여하며 이 환상적인 걸작을 완성하고 있다.
당인선당시집(唐人選唐詩集)인 《하악영령집》을 엮은 은반(殷潘)은 이백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이 〈촉도난〉을 가리켜 '기이하고 또 기이한 작품'이라 탄복을 금치 못하였다.
이 작품의 높은 회화성은 실경(實景)을 묘사한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촉도가 이리도 험하니, 공명을 어이 구하랴.[蜀道難如此, 功名詎可要.]"라는 진(陳) 음갱(陰鏗)의 〈촉도난(蜀道難)〉과 연관지어, 공명(功名)으로 가는 길의 고단함을 비유한 시로 읽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수문장이 친하지 않다면[所守或匪親]"이후 후반부의 모호한 내용으로 인해 작자의 의도를 추측하는 견해들도 분분하였다.